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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아이 위한 달걀프라이에 감동”…‘노키즈존’ 대신 ‘키슐랭’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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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카페 ‘어썸블리스’ 입구에 놓인 아이사랑 맛집 ‘키슐랭’ 간판. 배현정 기자 서울 성동구에서 부대찌개 식당을 하는 김익태씨는 올해부터 가게를 ‘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

서울 성동구 카페 ‘어썸블리스’ 입구에 놓인 아이사랑 맛집 ‘키슐랭’ 간판. 배현정 기자

서울 성동구에서 부대찌개 식당을 하는 김익태씨는 올해부터 가게를 ‘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부식거리도 종류를 바꿔가며 마련해둔다.

“제주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아이와 함께 식당에 들어가려다 거부당한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반면 아이를 위해 달걀프라이를 따로 부쳐 김·참기름과 함께 내주는 곳도 있더군요. 그때 감동을 잊을 수 없어 시작했습니다.”

김씨가 참여한 건 최근 성동구가 시작한 ‘아이사랑 맛집 키슐랭’ 지정 제도다. ‘키슐랭 식당’은 성동구에 거주하는 6살 이하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김씨는 “아이들이 오는 걸 언제든 환영한다는 뜻을 알리고 싶어 ‘키슐랭 식당’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키슐랭 식당은 성동구가 2018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아이사랑 맛집’이 원래 이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 자체가 줄면서 참여 업소가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외식산업이 다시 활성화되자 성동구는 세계적인 맛집 선정 브랜드 ‘미슐랭’과 아이를 뜻하는 ‘키즈’의 합성어인 ‘키슐랭’이란 이름을 걸고 사업 확대에 나섰다. 식당이나 카페 업주가 신청하면 구가 위생점검 등 간단한 행정 절차를 거쳐 지정한다.

성동구는 ‘키슐랭’ 업소로 지정된 점포들을 구청 누리집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 마케팅,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해준다. 참여 업소의 매출 증대를 돕기 위해 카카오톡과 네이버, 구글 등의 예약 시스템을 하나로 합친 ‘통합 예약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성동구는 예약관리 시스템이 제공하는 고객 통계를 바탕으로 업주들이 효율적인 영업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왕십리동에서 곱창집을 하는 김영미씨도 지난 9월 키슐랭 점포를 신청했다. 김씨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외식 문화를 일구는 데 필요한 제도다. 고객 자료가 신메뉴 개발 등 영업 전략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키슐랭’ 카페를 반년 남짓 운영해온 임금복씨도 “어린아이를 동반한 손님 때문에 불편하다거나 신경 쓰인다는 불평은 거의 듣지 못했다”고 했다.

’아이사랑맛집’ 간판을 단 성동구의 한 키슐랭 식당 모습. 배현정 기자

아이를 둔 부모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식당을 찾는다. 1살, 6살 자매를 키우는 김미진씨는 ‘키슐랭’ 식당을 방문한 뒤 “아이들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행여나 불편해할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온전히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주변 아이 키우는 친구들과 함께 올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키슐랭 업소는 이용해본 손님들이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 퍼뜨리는 입소문을 통해서도 톡톡한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최근엔 한 지역 주민이 키슐랭 식당과 카페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누리집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업주와 이용자층 모두에게서 긍정 평가가 이어지자 키슐랭 업소로 신청하는 점포도 늘고 있다. 지난 5년간 25곳에 머물렀던 성동구 내 키슐랭 식당은 최근 한달 새 10곳이 추가로 신청해 35곳(11월 기준)으로 늘었다. 성동구 관계자는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처럼 특정 연령대나 집단의 출입을 제한해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상황을 지역에서부터 극복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외식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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