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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화재·대규모 정전에도…재난문자 제때 안 보낸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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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저녁 울산 남구 삼산동 ㅁ잡화점에서 불이 나, 인근 건물 9채를 불태웠다. 연합뉴스 울산시가 최근 발생한 화재·정전 등 대형사고에 신속히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는 등 적...

지난 24일 저녁 울산 남구 삼산동 ㅁ잡화점에서 불이 나, 인근 건물 9채를 불태웠다. 연합뉴스

울산시가 최근 발생한 화재·정전 등 대형사고에 신속히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는 등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저녁 6시55분께 도심지인 울산 남구 삼산동 ㅁ잡화점에서 불이 나, 인근 건물 9채를 불태웠다. 시커먼 연기와 메케한 냄새가 시가지를 뒤덮었다.

화재 발생 30여분 뒤인 저녁 7시27분 소방 비상대응단계 1단계가 발령됐고, 울산경찰청은 초동 대응팀을 동원해 교통통제를 했다. 울산 남구청은 사고 발생 1시간10여분 뒤인 저녁 8시7분 남구 주민들에게 안전안내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울산시가 손 놓고 있었기 때문에, 남구를 제외한 울산의 나머지 4개 구·군 주민은 위험한 상황을 안내받지 못했다.

ㅁ잡화점 근처에 자동차를 주차했던 울산 중구 시민 ㄱ씨는 “재난 문자를 못 받았다. 소방서와 아는 상인들이 연락해 줘서 급하게 차를 뺐다”라고 말했다. ㅁ잡화점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중구 주민 ㄴ씨도 “아예 문자를 못 받았다. 저녁 8시쯤 일하러 갔는데 건물이 불타고 있었고, 손님 6명이 당황해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3시37분 울산 남구와 울주군 일대에 1시간50여분 동안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5만5천 가구의 전기가 끊겼고, 신호등 140여대가 꺼져 2시간가량 도로가 마비됐다. 멈춘 승강기에 사람이 갇히는 사고도 31건 발생했고, 신고전화도 800여건에 이르렀다.

지난 6일 오후 울산 남구와 울주군 일대에 대규모 정전 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신호등이 꺼진 도로에 자동차들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난문자 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은 전력 위기경보가 발령되거나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 재난문자를 보내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정전 발생 18분 뒤에야 재난문자를 보냈다. 게다가 ‘5시40분경 남구 옥동 일대 정전 발생으로 인한 119신고 전화가 폭증하고 있으니, 비긴급신고는 110으로 긴급재난신고는 119로 신고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정전 발생 지역도 틀렸고, 행동요령과 대피 장소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27일 울산시는 도심 화재사고 때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에 대해 “우회도로도 있어서 시민 전체한테 보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 대규모 정전사고의 재난문자가 늦었던 것에 대해 “언제 어떻게 복구될지 한국전력공사가 빨리 답을 안 줘서 판단이 늦어졌다.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기로 결정하고 30분 뒤에 전부 복구가 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복구가 되고 있으니 좀 더 기다리자고 이야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울산시의 재난상황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먼저 수집된 상황을 재난문자로 보내고 난 뒤 자세한 정보가 입수되는 대로 다시 보내겠다는 단계를 거쳤어야 했다. 연말이고 도심이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남구에는 다른 지역에서 오는 시민도 있는데 대형화재인 만큼 빠른 대응이 필요했다”라고 지적했다. 정창삼 인덕대 교수(스마트건설방재학과)도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재난은 대규모 정전 사태로 모든 것이 마비되는 이른바 ‘블랙아웃’이다. 디지털 시대에 정전이 지속하면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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