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쇄신 목소리 커지는데…“단합” 이재명, ‘통합’엔 소극적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새해 신당 창당 공식화와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사퇴 요구, 이탄희·홍성국 의원의 불출마 등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의 쇄신 요구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소극적인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열린 선거법 관련 의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쇄신을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지금 윤석열 정권의 폭정 또 퇴행을 어떻게든지 저지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며 “변화하되 최대한 단합과 단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도 “총선에서 단합과 혁신을 통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상대인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으로 변화를 꾀하며 당 안에서 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거듭 ‘단합과 단결’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선거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8일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며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의총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거제 문제는 우리 의원들 의견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전날 불출마 선언을 했던 이탄희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를 눈물로 호소했다.

당내에서는 통합과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에 소극적인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오영환 의원은 “무조건적인 일방적 단합, 내부를 향한 침묵을 강요하지 말라”며 “이탈하는 사람까지도 마음을 돌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리더십, 헌신과 희생·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정 의원 역시 “혁신과 쇄신 경쟁에 속도를 내야 한다. 민주당은 분열 조짐, 반대 의견을 과감하게 통합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지도부 안에서도 친명계 원외인사의 무리한 비명계 의원 지역구 출마를 방치하는 이 대표의 리더십을 작심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강원도가 아닌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서울 은평을)에 출마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당대표와 지도부 차원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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