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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89일 만에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통보 시간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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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1차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2...

지난 5월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1차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지난 8월24일 2차 발사 실패 뒤 89일 만에 3차 발사를 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중대 사유 발생시” 9·19 남북 군사 합의 효력 정지를 공언해 온 만큼, 한반도는 당분간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밤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군은 밤 10시43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해 백령도 및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1발을 포착했다”며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국 일본과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렸다.

북한은 이날 오전 일본 해상보안청에 ‘22일 0시부터 내달 1일 0시 사이’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회원국이 항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훈련 등을 할 경우 미리 통보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북한은 한반도 근해의 ‘항행구역 경보’ 조정을 전담하는 일본에 발사 계획을 통보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어기고, 자신들이 통보한 22일 0시보다 1시간17분 일찍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북한이 시간을 어긴 것은 22일 새벽 발사장 인근의 기상 예보가 나빴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북 동창리 일대의 날씨는 22일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흐릴 것으로 예보됐다.

군 당국은 북한 발사체의 단 분리 성공과 정찰위성의 우주궤도 진입 여부에 대해 추가 분석 중이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과 8월24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각각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쐈는데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

북한이 이번 3차 발사에 성공한다면, 러시아의 도움으로 기술적 문제를 극복하고 장거리 타격 능력과 위성을 통한 감시정찰 능력을 끌어올리는 의미가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후에는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들어온 정황이 있다”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은 고조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수행 중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발전법에 남북이 협의한 어떤 사항도 국가 안보를 포함한 중대 사유가 발생할 경우 남북 합의의 부분 또는 전체에 대해서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기술돼 있다”며 9·19 남북 군사 합의 가운데 일부를 폐기할 뜻을 밝혔다.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계기에 체결된 9·19 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완충구역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고정익 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동부전선지역은 40㎞, 서부전선지역은 20㎞까지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항모가 공개적으로 부산에 입항한 것은 지난달 12일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CVN-76) 이후 한달여 만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19 군사합의와 정찰위성 문제는 사실상 별개”라며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는 논리와 명분이 취약한 만큼 오히려 북한에 역공할 기회를 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형철 기자 런던/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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