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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완화 꺼낸 윤 대통령…민생 구상이 ‘기업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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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미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주장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라고 언급하며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미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주장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라고 언급하며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노동자의 기본권·안전권 보장에 역행하는 경영계 요구가 주로 반영된 것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 정부·여당이 민생 행보를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윤 대통령이 밝힌 ‘민생’의 구상이 ‘기업 챙기기’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머리발언에서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 저도 지금보다 더 민생 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대통령실 참모진이 소상공인연합회·외식업중앙회·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등 현장을 찾아 이런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에서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에 자영업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음을 절규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상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란법의 음식값, 선물 한도 규제 등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니 개선해 달라’고도 호소했다”,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하는 목소리” 등이 “현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신랄한 지적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선 “국민들은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통’을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이 직접 청취한 국민의 외침 중에서도 공통적인 절규는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날 언급된 ‘민생’ 사례 가운데 다수는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적 시선만을 담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명예교수(사회학)는 한겨레에 “민생 걱정이 결국은 사업주 걱정이었다. 경제정책과 노동정책 모두 기업 챙기기와 민원 해결 쪽으로 힘이 실리게 되는 것”이라며 “국민 다수는 일하다 다치는 노동자인데 실제로는 민생을 챙기지 않는 것”이라고 짚었다.

대통령실은 국회 논의 과정 등을 이유로 “정책과 직접 연결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을 살피는 모양새다. 예컨대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제노동기구 조항은 8개 핵심협약 중 하나인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에 관한 협약(111호)으로, 1998년 국회에서 비준한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 정부가 아이엘오 탈퇴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이냐’는 기자 물음에 “현장에서 들은 얘기를 생생하게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고, 그것과 관련해서 정책적 결정을 한 것이라 말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도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 시기를 현행 2024년 1월27일에서 2년 더 유예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국회 의석수 열세로 통과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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