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종석 헌재소장 후보자 지명에 “공사 구분 안 되나”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로 자신의 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공사 구분이 되지 않느냐”며 향후 진행될 인사청문회에서의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친구의 절친이라는 이유로 부적격자를 사법부 수장(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으로 지명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대학교 같은 과 동기 친구를 헌재 소장 후보자로 지명했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요직은 사사로운 친구 찾기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관계를 문제 삼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대응에 나섰던 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대학 후배인 이 장관 탄핵심판의 주심이었는데, 민주당의 증거신청 대부분을 기각했다”며 “대통령과 친구인 점 등을 고려하면 헌재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우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율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비교적 ‘합리적 보수’라는 평도 나온다. 한 의원은 “이 후보자는 정확하게 할 말을 하는 보수이고, 법리적으로도 진보 쪽 인사들과도 논의가 가능하다”며 “지금 대통령이 지명을 고민할 수 있는 자원 중엔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회 부결로 대법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헌재 소장까지 부결시킬 경우 정치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도 곤란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으로서 적합한지를 따지는 게 우선이라는 태도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으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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