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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 분석가들 “하마스 영향력 오히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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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가자지구 남쪽 라파흐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끼니를 배급받기 위해 앞다퉈 그릇을 내밀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

21일 가자지구 남쪽 라파흐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끼니를 배급받기 위해 앞다퉈 그릇을 내밀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중동 각지에서 하마스에 대한 신뢰도와 영향력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은 “하마스가 아랍에서 팔레스타인 대의의 수호자이자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투사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경고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여명을 숨지게 하고 240여명을 인질로 끌고갔다. 이에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해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군 공격으로 인구 220여만명 가자지구에서는 2만명 넘는 사망자가 나오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것이 놀라운 군사적 성공이며 지난달 말 임시 교전 중지 때 이스라엘 인질을 일부 풀어주면서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풀어준 것도 자신들이 거둔 성과로 본다.

아랍 국가 곳곳에서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아랍 소셜 미디어에서는 하마스를 도덕적 전사들로 묘사하는 선전 영상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한, 지난 14일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테러 작전을 벌인 하마스 조직원 4명이 체포되는 등 하마스는 유럽에까지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시엔엔에 “하마스는 (전쟁 전까지) 그다지 인기 있는 조직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인기가 높아졌다”고 평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부보다 온건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무능함에 지친 서안지구에서 인기를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사기관 ‘연구와 개발을 위한 아랍 세계’(AWRAD)가 10월31일부터 일주일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0월7일 기습공격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 응답률이 서안지구는 68%, 가자지구는 47%로 나타났다. ‘정책 및 서베이를 위한 팔레스타인 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안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는 9월 12%에서 12월 44%로 3개월 만에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동 지역 정보전문가 조나단 파니코프는 시엔엔에 “서안지구에서 하마스는 점점 더 이스라엘 점령에 대해 실제로 무언가를 하는 유일한 단체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정보 분석가들은 이번 전쟁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나아가 아랍 및 무슬림 세계의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집중하고 있다. 미국 대테러 당국자들은 하마스의 지지율 상승이 다른 테러 단체들에 동기를 부여할까 깊이 우려 중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민간인 희생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이번 전쟁이 여론전에서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초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런 종류의 싸움에서 무게 중심은 민간인”이라며 그들을 적(하마스)의 품으로 몰아넣는다면 ‘전술적 승리’가 ‘전략적 패배’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22일로 다시 한번 연기했다고 이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유엔 안보리는 가자지구에 즉각 휴전과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15개국 중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이 무산됐다. 이후 안보리 이사국들은 미국의 거부권을 피할 문구를 찾으며 계속해 협상을 벌였고, 일부 문구를 수정한 새 결의안을 21일 재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끝내 연기됐다. 이유는 일부 이사국들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는 것에 대한 문구가 축소된 것에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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