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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속에서 노는 어린이…뭘 보고 있니, 너의 2023년은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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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8일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의 칸카야 공동묘지에서 한 어린이가 관 속에 들어가 놀고 있다. 2월6일 튀르키예 중남부와 시리아 북서부에서 발생한 진도 7.8의 강진으로...

3월8일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의 칸카야 공동묘지에서 한 어린이가 관 속에 들어가 놀고 있다. 2월6일 튀르키예 중남부와 시리아 북서부에서 발생한 진도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줄잡아 5만 명이 숨지고 10만 명이 다쳤다. REUTERS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지역 베들레헴에서 2023년 전 아기 ‘이사’가 태어났다. 쿠란의 이사는 성서의 예수다. 예수는 ‘신의 아들’이지만, 이사는 ‘신의 예언자’다. 쿠란은 이사가 심판의 날에 앞서 부활해 ‘알마시 아드다잘’(가짜 메시아)을 물리치고 정의를 복원할 것이라고 가르친다.

2023년 성탄절을 앞두고 베들레헴의 모든 교회가 기념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고난에 처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연대를 표하기 위해서다. 말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의 형상도 달라졌다. 지금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마주할 현실을 반영했다. 무너진 건물 더미 한가운데 누운 강보에 싸인 아기가 위태로워 보인다.

“아기 예수가 오늘 태어난다면 이스라엘군 폭격이 계속되는 무너진 건물 한 귀퉁이에서 태어날 것이다. 성탄을 축하하는 세계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우리의 메시지다.”

2023년 2월28일 이탈리아 크로토네 부근 스테카토디쿠트로 해변에서 밀입국자를 태웠던 것으로 보이는 난파선 잔해와 아기 옷이 발견됐다. 2023년 들어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밀입국자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REUTERS

2023년 12월5일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지역 베들레헴의 루터교회 연단 곁에 아기 예수 탄생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강보에 싸인 아기 예수가 무너진 건물 더미 위에 놓여 있다. REUTERS

베들레헴 루터교회 목사 문테르 이삭은 12월7일 <알자지라>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를 비롯한 베들레헴 교회 성직자들은 최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교계 지도자들에게 공동서한을 보냈다. 불의에 맞서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가자에서 인종학살을 즉각 멈추라고 촉구했다. 답신은 없었다. 전쟁은 이어진다.

가자지구 북부와 마찬가지로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서도 지상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최남단 도시 라파를 때려대고 있다. 10월7일 개전 이후 12월12일 오후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1만820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70%가량이 여성과 어린이다. 부상자도 5만 명을 넘어섰다.

“홀연히 허다한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있어 하나님을 찬송하여 가로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대한성서공회, 누가복음 2장 13~14절)

예수 탄생의 복음을 알리기 위해 양을 지키는 목자 앞에 나타난 천사는 이렇게 노래했다. ‘기뻐하심’을 입지 못한 탓인가? ‘하늘의 영광’을 찬양하는 노래가 도처에 가득한데, 성탄을 앞둔 팔레스타인 땅 어디에도 평화는 없다.

2023년에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숨을 건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기후변화로 불덩이가 된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졌고, 가뭄과 홍수가 교차했다. 대비하지 못한 대지진으로 애달픈 목숨이 가뭇없이 스러졌고, 오만한 권력의 횡포도 기승을 부렸다. 만 2년을 향해 다가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글 정인환 기자 사진 REUTERS

4월7일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강을 넘은 일가족으로 보이는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미국 텍사스주 프론턴에서 숲길을 헤쳐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경제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11월을 기준으로 1년간 미국 국경에서 적발된 중국인 밀입국자는 모두 2만4천여 명에 이른다. 앞선 10년 통계를 모두 합한 수치와 엇비슷한 규모다. REUTERS

10월11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안에서 한 남성이 다친 어린이를 안고 나오고 있다. REUTERS

1월29일 러시아군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중심가에서 한 어린이가 거리의 화가가 그린 벽화 곁에서 불을 쬐는 시늉을 하고 있다. REUTERS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으로 ‘끓는 지구’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7월30일 국경 너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일부 지역에도 피난 명령이 내려졌다. REUTERS

10월2일 연구진이 이상고온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테페호수 주변에서 집단 폐사한 돌고래를 거두고 있다. REUTERS

2023년 1월10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대법원 청사에서 깨진 유리창 너머로 브라질 국기가 게양돼 있다. 2022년 10월 치른 대선에서 ‘남미의 트럼프’를 자처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던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룰라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8일 국회 의사당과 대법원 청사 등에 난입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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