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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원전, 결함 발견에도 가동…극도로 드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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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 교환 수지가 기계 장치로 스며드는 결함이 발생한 벨라루스의 아스트라베츠 원전. 아스트라베츠/AP 연합뉴스 러시아가 건설해 가동에 들어간 벨라루스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서 이해...

이온 교환 수지가 기계 장치로 스며드는 결함이 발생한 벨라루스의 아스트라베츠 원전. 아스트라베츠/AP 연합뉴스

러시아가 건설해 가동에 들어간 벨라루스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결함이 발견돼 안전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벨라루스 아스트라베츠 원전 건설사인 러시아 원자력 기업 로사톰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정수에 쓰이는 이온 교환 수지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사톰의 기술자들은 이 수지가 기계 장치의 주요 회로로 스며들어가면서 핵심 부품의 작동을 멈추게 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온 교환 수지가 계속 축적되면, 원자로 제어봉과 핵연료 집합체가 손상되거나 원자로 통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이 결함이 “설명하기 힘들고 극도로 드문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원자로 설계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이온 교환 수지 문제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국제 원전 규제 기관에 보고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함이 원전 초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원자로 설계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규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고위 관계자는 원전 가동 초기에는 운영 오차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아스트라베츠 원전은 벨라루스가 2012년부터 라트비아 국경 인근 지역에 건설을 시작한, 이 나라 유일의 원전이다. 이 원전에는 러시아형 가압수형 원자로 VVER-1200 2기가 설치됐다. 1호기는 지난 2021년 6월 상업용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이온 교환 수지 문제는 최근 가동에 들어간 2호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VVER-1200 원자로는 최대 12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이른바 ‘3세대+’ 원자로이며, 벨라루스에 처음으로 수출됐다. 이와 유사한 원자로가 앞으로 12개월 안에 방글라데시와 튀르키예(터키)에서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중국, 이집트, 헝가리, 인도 등 여러나라가 이 원자로를 주문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 원자로에는 여러 단계의 안전 장치가 있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원자로 노심 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원전 건설사인 로사톰은 이온 교환 수지 문제 때문에 지난해 2월 25일 이 원자로에 대한 전력을 일시 차단하고 원인 조사에 나섰고, 이에 따라 정식 가동이 상당 기간 지연됐다.

아스트라베츠 원전에서는 원자로 1호기가 가동에 들어간 뒤 출력이 떨어져 불량 센서를 바꾸는 등 지금까지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웃나라인 리투아니아는 원전 안전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이 원전에서 50㎞ 정도 떨어져 있다.

로사톰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안전 기준에 맞춰 시설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주요 오작동이나 심각한 오차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로사톰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숙련된 노동력과 주요 부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서방의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러시아에 대한 광범한 제재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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