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ories:
국제

디플레 우려에 ‘경제 담론’ 막는 중국 …국가안전부까지 나서

Summary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노동자들이 실외 난로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경제 관련 부정적인 소식을 퍼뜨리는 것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고 ...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노동자들이 실외 난로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경제 관련 부정적인 소식을 퍼뜨리는 것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등 중국 경제가 침체 현상을 보이자, 여론 통제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지난 14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공식 계정에 ‘국가 보안 기관은 확고한 경제 안보 장벽을 단호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국가안전부는 경제 분야 선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정적인 선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국가안전부는 “중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각종 케케묵은 논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그 본질은 별별 허위 서사로 ‘중국 쇠퇴’ 담론을 만들어 인지적 함정에 빠뜨리려는 헛된 시도”라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와 그 경로에 대해 지속적인 공격과 부정을 가해 중국에 전략적 포위와 탄압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언급을 중국 체제를 흔들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외부 세력의 인지전이라고 규정한 셈이다.

이어 국가안전부는 “불순한 마음을 가진 일부 인사들은 3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과 국지적인 지정학적 충돌이 가져다준 글로벌 경제 충격과 악영향을 선택적으로 무시하고, 서방의 지속적인 대중국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억제, 탄압이 만든 강대한 장애물을 등한시한다”며 “(이들은) 적반하장의 방식으로 우리가 ‘안보가 발전을 대체했다’, ‘외국자본을 배척한다’, ‘민영기업을 탄압한다’는 등의 거짓 서사를 악의적으로 날조해 ‘중국 위협’이라는 낡은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의 경기 침체는 중국 자체의 문제가 아닌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며, 중국 정부가 외국자본을 배척하거나 민영기업을 탄압한다는 주장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중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하락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3.0% 하락해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중국 경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지난 11∼12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 선전과 여론 지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 광명론’을 노래 불러야 한다”는 방침을 내년도 경제 정책 계획에 포함됐다. 경제 관련 여론전 강화를 공식적인 국가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 지난 5일 국제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다섯 번째로 높은 ‘에이(A)1’으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는데,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이 총출동해 “중국 경제는 건실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중국판 트위터)가 이용자들에게 경제와 관련한 부정적 발언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전했다.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금융 분야 웨이보 이용자들이 웨이보 측으로부터 ‘경제 관련 게시물을 적게 게시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