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ories:
국제

문동은·우영우·차정숙…“K드라마에 더 이상 신데렐라는 없다”

Summary

드라마 ‘더 글로리’ 예고편 갈무리.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더이상 캔디나 신데렐라는 없다.’ 한국 드라마에 다양하고 강한 여성 주인공 캐릭터가 등장하며 변화가 불고 있다는 외신...

드라마 ‘더 글로리’ 예고편 갈무리.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더이상 캔디나 신데렐라는 없다.’

한국 드라마에 다양하고 강한 여성 주인공 캐릭터가 등장하며 변화가 불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재벌 3세 등 부자와 사랑에 빠지는 가난한 주인공, 이른바 ‘캔디’나 ‘신데렐라’ 캐릭터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영국 비비시(BBC)는 10일(현지시각) ‘K 드라마: TV 속 경계를 허무는 여성들’이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한국 드라마의 여성 캐릭터 변화를 조명했다.

비비시는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여성평등 지표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3분의 1 적은 급여(OECD 2022년 기준)를 받는다”면서 “적어도 스크린에서는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비비시는 “현재 한국 텔레비전 시리즈나 드라마에선 사회와 미디어의 관행 변화를 보여주는 복잡하고 강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이엔에이(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박은빈), 제이티비시(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차정숙(엄정화) 등의 캐릭터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강하거나(문동은), 장애를 가진 전문직(우영우)이거나 중년 여성이 주인공(차정숙)인 드라마로 모두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며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다.

영국 비비시(BBC)와 인터뷰한 배우 엄정화. 비비시 영상 갈무리

비비시는 부자와 가난한 여성이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가 뼈대인 한국방송(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년 방영)를 예로 들며 앞에서 언급한 세 작품과 달리 과거 한국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가 흥미로운 건 아니었다고 짚었다. 과거 한국 드라마 여성 주인공에 대해 쾌활하고 열심히 사는 여성이 ‘왕자님’과 사랑에 빠지는 일본 애니메이션 ‘캔디’를 빗대기도 했다.

그러나 비비시는 홍은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부회장의 말을 인용해 “여주인공이 변했다. 독립적이고, 전문직이며, 결혼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짚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이티비시(JTBC) 누리집 갈무리

20여년 가족을 위해 살아온 가정주부가 의사로 새로운 삶을 찾는 과정을 그린 ‘닥터 차정숙’의 주인공 배우 엄정화(54)는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30살이 넘으면 주연을 맡을 수 없고, 35살이 넘으면 엄마 역할을 하는 세대였다”며 “지금은 사회가 변했고 지금 제 나이에도 여자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중년 여성이 작품의 주연을 맡는다는 건 자신이 데뷔할 때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엄정화는 “이제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끌어안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많이 볼 수 있다. 제 나이에도 여성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행복하다”고 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엔에이(ENA) 제공

비비시는 여성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등장한 제이티비시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2017년 방영) ‘힘쎈여자 강남순’(2023년 방영)이나 배우 한소희가 강한 액션을 선보인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도 다양한 여성 캐릭터 등장의 사례로 꼽았다. 제이티비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년 반영)에서 긍정적으로 그려진 트랜스젠더 캐릭터도 예를 들며 한국 드라마가 다양한 성적 정체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비비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한국 사회의 여성의 지위 변화, 넷플릭스 등 오티티(OTT) 업체들의 과감한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의 분석을 전했다.

미국 포브스에서 한국 드라마 평론을 하는 조안 맥도날드는 비비시에 “올해 리뷰한 한국 드라마 절반은 강한 여성 캐릭터가 나왔는데 이례적이다”며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반영하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확실히 드라마가 그 길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마이 네임’. 넷플릭스 제공

이승준 기자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