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인근서 전기차 관광버스 추락…21명 이상 숨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 근처 메스트레에서 추락해 적어도 2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사고는 3일 오후 7시45분 우크라이나인 단체 관광객 등을 태운 버스가 메스트레에서 마르게라의 야영지로 가는 고가도로에서 추락하면서 일어났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버스는 난간을 들이받고 몇 미터 철길 아래로 떨어진 뒤 불길에 휩싸였다. 베네치아 소방당국은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불길에 갇혀 끔찍했다”며 “어떤 시신은 끄집어내는데 1시간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다친 이들은 인근 병원 5곳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적어도 4명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들 중 2명은 어린아이들이라고 베네치아 당국이 밝혔다. 베네치아 시장 루이지 브루그나로는 소셜미디어에 사고가 “대참사였다”며 이날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성명을 내고 애도하면서 “정부는 희생자들과 그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버스에는 이탈리아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인과 독일인, 프랑스인, 크로아티아인 등 관광객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페아(DPA) 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사망자 중에는 우크라이나인 5명과 독일인 1명, 버스 운전기사인 이탈리아인 1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버스는 당시 베네치아 옛 시가지에서 야영지로 돌아가던 중이었다고 베네치아 관계자가 말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의 주지사 루카 제이아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매우 큰 비극적 사건이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어렵다”며 “버스는 낡지 않았고 전기차였다. 도로도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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