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필리핀과 남중국해서 충돌…어선에 물대포 대응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이틀 연속 충돌했다.

중국 해경은 10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이날 오전 필리핀 해경선 2척, 공무선 1척, 보급선 1척이 중국 정부 승인 없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에 침입함에 따라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은 구체적으로 “오전 6시39분 필리핀 ‘우나이자 메이’ 1호 함정이 우리가 한 여러 차례의 엄중 경고를 무시하고 국제해상충돌방지 규칙을 위반한 채로 비전문적이고 위험한 방식으로 갑자기 방향을 바꿨고, 정상적인 법 집행 항행 중이던 우리 해경 21556정을 고의로 들이받아 측면 충돌을 발생시켰다”며 “책임은 완전히 필리핀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을 쫓아내기 위해 물대포를 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는 하루 전인 9일에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근처에서 마찰을 빚었다.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를 보면, 필리핀은 이날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자국 수산국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도 위챗 계정을 통해 “황옌다오 인근 해역에 침입한 필리핀 선박 3척을 법률에 따라 통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물대포를 맞은 선박은 필리핀 수산국 선박으로, 필리핀 어선에 식료품을 공급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쪽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막는 것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 행위”라며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올해 들어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 부근에서 자주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 8월과 지난달 10일 중국 해경선은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 이에 맞서는 필리핀 해경은 지난 9월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설치한 300m 길이의 부표를 철거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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