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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주민 대피장소로 몰아넣는 이스라엘…“열에 아홉 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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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이 폐허가 되다시피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건물 잔해 사이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과 하마스의 전쟁이 남부를 포...

지난 8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이 폐허가 되다시피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건물 잔해 사이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과 하마스의 전쟁이 남부를 포함한 가자지구 전역을 아우르는 지상전으로 확대한 지 열흘 정도가 지나면서 민간인들의 고통이 극한에 이르고 있다. 무차별 공습의 여파로 가자지구 주민 대부분이 통신장비를 이용할 수 없는데도, 이스라엘군은 난민 밀집지역을 무차별 공격하며 “대피를 촉구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은 9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인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피난 관련 시설이 거의 없는 알마와시 지역과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특정 구역 5곳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주민 대피 장소로 지정한 곳은 지중해와 맞닿은 알마와시와 가자지구 내에 숫자로 표시된 행정구역 5곳이다. 알마와시는 최대 20㎦ 규모의 작은 바닷가 마을로 서울 여의도 7배 정도 면적에 불과하고, 대량의 피난민들을 받을 수 있는 텐트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나머지 5곳은 지도상 행정구역으로 ‘47, 55, 104, 105, 106’라고 적힌 곳인데 어떤 지역인지 불분명하다. 이스라엘군 누리집에 올라온 가자지구 지도에 숫자로 구획이 나뉘어져 있어 위치를 확인할 순 있지만, 다른 정보는 전혀 공개돼 있지 있다. 시엔엔은 “이스라엘군이 말하는 대피소가 어떤 곳인지 불분명하고, 가자지구 많은 지역에서 통신이나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지침을 알고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칼 스카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부국장은 영국 비비시(BBC)와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구호물자의 극히 일부만 반입되고 있으며 10가구 가운데 9가구는 매일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가자지구의 상황을 ‘공포, 혼란, 절망’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식량 창고들은 혼란스럽고, 굶주린 수천명이 필사적으로 배급소를 찾는다”며 “진열대가 텅 빈 슈퍼마켓과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찬 대피소, 미어터질 듯한 난민마을의 화장실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일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지는 칸유니스의 의료시설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기능하는 의료시설은 나세르 병원 한 곳 뿐인데, 이곳에 도착하는 사망자와 부상자의 수도 ‘통제 가능한 수준’을 벗어났다. 뉴욕타임스는 유엔이 가자지구에 5만여명의 임산부가 있고, 매일 180명이 출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칸유니스 안팎에 100만여명의 난민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의 아흐메드 모그라비 박사는 비비시에 “우리는 하루에 한끼 밖에 먹지 못하고 있다”며 “음식이 충분하지 않고, 남은 거라곤 오직 쌀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믿을 수 있냐”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국제 아동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날 가자지구에 영양실조 등 영향으로 ‘죽음을 피하기 위한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5살 미만 어린이가 7천명을 넘었다고 보고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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