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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사우디·아랍에미리트 순방…중동 내 입지 강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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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와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리야드/SPA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와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리야드/SPA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따라 방문해 두 나라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발부에도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음을 과시하고 ‘가자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중동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중동 지역의 정세 안정과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내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사우디의 관계가 “과거에 보지 못하던 수준에 도달했다”며 “중동 지역 정세 관련 정보와 평가를 교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빈 살만 왕세자는 두 나라의 협력 관계가 중동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미래의 두 나라 간 정치적 접촉과 협력이 전세계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고 호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회의는 러시아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중동에서 중재자로서 입지를 강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재자로 적합하다고 내세우는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이 미국의 외교 실패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에이피 통신이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 이란 대통령과도 회담하는 등 중동 관련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두 나라가 석유 수출국 협의체인 오펙+ 내에서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펙+ 내 협력에 대해 다시 논의했다”며 “두 나라는 국제 에너지 시장을 적정 수준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상호 관계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하루 130만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량 감축 조처를 내년에도 이어가기로 했지만, 국제 유가는 경제 침체 우려 등으로 하락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나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그는 “우리의 관계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며 “아랍에미리트는 아랍 세계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하얀 대통령과 에너지 분야 협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하얀 대통령도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 작업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의 두 나라 순방은 201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2월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해외 나들이를 거의 하지 않다가, 지난 10월 중국 방문에 이어 지난달에는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 국가들을 방문하는 등 해외 방문을 본격 재개했다. 이번 순방 기간 중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수호이-35S 전투기 5대의 호위를 받았다.

푸틴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옐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장, 알렉산드르 노바크 에너지 담당 부총리,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 주요 에너지 기업 등 경제계 인사들이 수행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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