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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병원 ‘표적’ 삼아 공격하나…가자 의료시스템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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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에서 대피한 미숙아들이 20일 이집트로의 이송을 기다리며 20일 남부 라파흐 국경 인근의 한 병원에 대기해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조팀은 28명의 미숙...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에서 대피한 미숙아들이 20일 이집트로의 이송을 기다리며 20일 남부 라파흐 국경 인근의 한 병원에 대기해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조팀은 28명의 미숙아가 이날 구조를 위해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에이피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본부라고 주장해온 가지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북부에 위치한 또다른 병원도 공습해 최소 1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병원을 상대로 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보건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을 군사 전략 중 하나로 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비영리구호단체 ‘이나라’(INARA) 창립이사이자 팔레스타인계 영국인 의사인 가산 아부 시타는 20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지금껏 중동 전쟁과 다른 점은 의료 시스템 파괴가 이스라엘 군사 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스라엘방위군(IDF)는 지난달 17일 공습해 47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알아흘리 병원과 11일부터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이어지는 알시파 병원 모두에서 근무했다. 아부 시타는 의료 시스템이 파괴되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서 부상만 입고 운 좋게 살아남아도 결국 생존할 수 없다면서 이는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파괴하려는 군사 전략이며 일종의 대량 학살”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자지구에서 약 80만명이 연료·의약품 부족, 병원 파괴 등으로 의료서비스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북부 도시인 베이트 라히아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병원에서도 20일 드론 등을 이용한 공격이 이뤄져 12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병원에 남아있는 700명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쉬라프 알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는 “알시파 병원에 했던 것처럼 똑같은 짓을 여기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앰버 알라얀 국경없는 의사회 팔레스타인지부 부국장도 자신이 일하는 알시파 병원 건물에 ‘국경없는 의사회’의 표시가 있지만, 이날 아침에도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에 의료인과 환자 가족 등 70여명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식량과 물이 떨어진 상태에서 건물 밖을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차량도 모두 부서져 이동수단도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병원이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보건 비상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인 마이클 라이언은 이날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10개 병원만이 현재 어떤 식으로든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7주째에 접어들며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북부 병원들은 처참한 공격을 받아 기능을 잃었고 남부 병원들은 소규모라 복잡한 부상을 치료하지 못하는 상태다.

겨울에 접어든 가자지구의 날씨는 춥고 습해져 보건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겨울비가 내려 난민촌 텐트에 사는 사람들은 수인성 전염병과 감염 등 큰 보건 위기에 노출돼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일 기준 현재 사망자가 1만33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중 아동은 5600명, 여성은 3550명이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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