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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마스 전투중지 합의 근접”…숨 고르기냐 확전이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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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를 구해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가자 ...

1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를 구해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가자 전쟁’이 개전 40여일 만에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하고 남부의 중심 도시인 칸유니스를 겨냥해 공세를 확대하는 가운데 개전 이후 처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시적 전투 중지’를 위한 합의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이스라엘이 5일간 전투를 중지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 어린이와 여성 등 인질 50여명을 석방하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한 3자는 여섯쪽 분량의 합의문에서 전쟁의 모든 당사자들은 최소 5일간 전투를 동결하고, 50명 이상의 인질을 24시간 내에 집단적으로 석방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합의가 최종 타결되면,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처음 전투 중지 및 인질 석방과 관련한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지는 셈이 된다. 신문은 이 합의가 지난 몇주 동안 카타르의 중재로 도하에서 진행된 3자 간 협상을 통해 구체화됐다고 전했다.

합의가 시행되면 이스라엘은 지난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교전 중단’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게 된다. 이스라엘을 향해 치솟은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하마스 입장에서 보면, 전투 중지를 통해 이집트 쪽에서 가자지구로 전달되고 있는 연료 등 인도적 지원이 확대될 수 있다. 그로 인해 가자지구 주민 220만명이 감당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완화될 수 있다.

신문은 협상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질 석방엔 마지막 걸림돌이 남아 있으나, 며칠 내로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인질과 관련해 많은 근거 없는 소문과 부정확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 시점까지 (인질 교환과 관련된) 합의는 없다”며 “무언가 말할 것이 있을 때 그에 대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쪽에서도 ‘일시적 전투 중지’와 관련된 합의는 아직 타결되지 않았다며, 미국은 타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애초 단독 보도를 내놓은 워싱턴포스트도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국내 반대 여론 때문에 이 협상 결과를 수용하는 게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 흐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한 채 남부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주민들에게 미리 지정한 피난처인 칸유니스의 지중해 서남쪽 해안에 위치한 ‘마와시’로 떠나라는 소개령을 담은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

이런 공세적 흐름 속에서 인질 50여명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전투가 5일 정도 중지되면, 추가 전투 중지나 인질 석방 여론을 더 자극할 수 있다.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때 잡힌 인질의 가족들이 18일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 석방을 최우선 사안으로 취급하라고 촉구하는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행진은 텔아비브에서 시작해 예루살렘까지 이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아직 확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 보좌관인 마크 레게브는 지난 17일 미국 엠에스엔비시(MSNBC)와 한 인터뷰에서 확전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 대원들을 지하 터널에서 제거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에 진군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민들이 미리 피난처로 지정한 지역으로 간다면 “다시 이동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지역은 이집트 라파흐 검문소와 근접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기도 수월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을 기존의 도시 기반시설이 없는 지중해 연안의 허허벌판으로 내몰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인질들의 가족들은 18일 자신들의 문제를 최우선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며,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까지 행진하는 최대 규모 시위를 벌였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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