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은 군사 소통 채널 복원이 주목적이며 중국과의 관계를 좋게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하기 직전 워싱턴백악관에서 “위기 발생 때 전화기를 들고 서로 얘기하고, 양국 군이 계속 소통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목적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1년 만에 대면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 말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완전히 단절된 양국 군사 소통 채널 복원을 이번 회담에서 합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사실상 합의가 이뤄진 군사 소통 채널 복원은 이번 회담의 가장 가시적 성과가 될 것이라는 게 행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1998년 양쪽 해군과 공군의 소통을 규정한 해상군사통신협정 복원이 거론된다. 양국은 이 협정에 따라 2020년까지는 대면 회담을 했다. 미국 쪽은 군사 소통 채널이 복원되면 남중국해나 대만해협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원료 화학물질에 대한 중국 쪽의 단속도 합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핵무기 지휘·통제 체계에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적용을 배제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하려는 게 아니라 관계를 좋은 쪽으로 가져가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데 초점이 있고, 대타협이나 돌파구 마련과는 거리가 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중은 회담 뒤 공동성명을 내지 않고 회담 결과를 각자 설명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단독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미국 쪽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 대만, 남중국해, 북한, 중국의 기업 통제,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용기에서 한 브리핑에서 두 정상들만의 단독회담과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들이 가자지구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여러 면에서 우리가 중동 지역에서 갖지 못한 소통 라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에 개입하지 않도록 중국이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는 뜻이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중국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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