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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겨울이 온다…파묻힌 주검에 전염병 확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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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의 한 주민이 공습으로 폐허가 된 집에서 빨랫줄에 옷들을 펼쳐놓고 있다. UPI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지난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의 한 주민이 공습으로 폐허가 된 집에서 빨랫줄에 옷들을 펼쳐놓고 있다. UPI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지 한달을 훌쩍 넘긴 가자지구에 겨울이 오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IRC) 등 구호단체들은 겨울에 비가 자주 내리는 가자지구에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할 여건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가자지구는 이달 중순이 지나면 초겨울에 진입한다. 오는 19일 가자지구에 올겨울 첫 한자릿수 기온(9℃)이 예보돼 있다. 이후 최저기온은 대부분 10℃ 안팎이고 매주 한차례 이상 차가운 비까지 오는 것으로 예보돼,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는 보통 한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는 내려가지 않지만 전쟁으로 이미 삶이 피폐해진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겨울은 큰 시련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쟁과 함께 온 이번 겨울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주거지를 포함한 가자지구 곳곳에 대규모 공습을 해 주택 26만여채가 피해를 입었다. 상당수 주민들이 당장 비바람을 피해 몸을 눕힐 공간조차 찾기 쉽지 않다. 국제 구호단체 ‘셸터 클러스터’는 ‘가자지구 보호소 현황’에서 “이미 전체 주택의 50% 넘게 공습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2일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를 포함한 북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지난달 27일부터는 가자지구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상군 공격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때문에 가자지구 북부 주민 110만명 중 다수는 보따리에 간단한 생활필수품만 챙겨 남부로 피란을 떠난 처지다. 엘에이(LA)타임스는 가자지구 피란민 한명이 “난민캠프에 가서 베개 하나, 매트리스 두개를 받았다”며 “집으로 돌아가 겨울옷과 담요를 가져올까도 생각했지만, 우리 마을은 사라졌고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누구도 위험을 무릅쓰고 그곳에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부터 가자지구에 물과 전기 등과 함께 난방에 필수적인 연료 공급도 막는 봉쇄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가자지구에서 전쟁 이후 1만1천명이 넘는 사망자와 32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나왔는데, 주검 중 상당수가 가자지구 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방치되어 있다. 주검들이 부패하며 전염병 확산이라는 또 다른 재앙이 닥칠 우려가 있다. 가자지구는 겨울에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수인성 질병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가자지구의 삶이 이미 고통스러운데, 본격적인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이번 전쟁은 적어도 석달 이상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일방적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겨울 전쟁을 위한 철저한 대비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6일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둔 부대에 겨울용 재킷 12만9천벌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보급 장교 오렌 포르탈 대령은 “연료, 탄약뿐 아니라 식량과 에너지, 의료용품을 재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구호 단체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화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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