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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슬금슬금 해외로…“호주에 전투기 순회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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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투기 F-15 모습. 항공자위대 누리집 갈무리 일본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오스트레일리아 공군기지로 일정 기간 파견하는 ‘순회 배치’를 검...

일본 전투기 F-15 모습. 항공자위대 누리집 갈무리

일본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오스트레일리아 공군기지로 일정 기간 파견하는 ‘순회 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레일리아군이 공격받았을 경우 자위대가 반격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염두에 둔 훈련도 추진 중이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일본 방위성이 1년에 수개월 정도 F-35, F-15, F-2 등 전투기를 오스트레일리아로 보내 훈련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 보도했다. 성사되면 자위대가 훈련을 이유로 ‘해외 순회 배치’를 시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최근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안보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등 사실상 ‘동맹 관계’로 격상된 상태다. 일본은 대만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있는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이 자신들의 ‘앞마당’인 동남아시아나 태평양 도서국을 상대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강한 경계감을 갖고 있다.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 19일 도쿄에서 만나 “지난해 체결한 ‘안보협력에 관한 일-오스트레일리아 공동선언’의 내용을 착실히 실행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때 (자위대의) 순회 배치도 염두에 두고 검토가 시작된 것 같다”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당시 총리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공동선언에서 두 나라는 대만 유사사태 등에 대비해 ‘양국의 주권 및 지역의 안보상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긴급사태에 대해 상호 협의하고 대응조치를 검토한다’고 합의했다. 또 두 나라가 부대의 상호운용성과 공동능력을 키우기 위해 △연합훈련 △다자간 연습 △시설의 상호 이용 등 실질적인 군사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당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오스트레일리아도 ‘집단적 자위권’이 적용되냐는 질문에 “여러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가 지난해 10월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퍼스에 있는 킹스 파크를 방문해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코알라를 안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방위성은 이번 순회 배치에서 오스트레일리아군이 공격받았을 경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반격하는 훈련도 추진하고 있다”며 “집단적 자위권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동중국해나 남중국해, 남태평양 섬에서 유사시 미·일·오스트레일리아가 공동전투에 임하는 것도 공동 훈련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이 공격을 받고, 이것이 일본에도 명백한 위험이 되는 ‘존립위기사태’로 인정될 때 자위대가 무력을 사용해 개입하는 것이다. 애초 미국에만 이를 적용해 왔지만,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미즈시마 아사호 와세다대 법학학술원 교수는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대상을 미국 이외 국가로 넓히려 한다”며 “일본에게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일원으로 역할을 부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자위대가 미군의 임무와 기능을 점차 떠맡게 되면서 일본이 무력 대립에 관여하게 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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