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기준금리 1년3개월 만에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10차례 이상 이어가던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6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5%로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지만, 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통화정책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연 4.0%와 연 4.75%로 동결됐다.

지난해 7월 유럽중앙은행은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0.5% 인상하는 ‘빅 스텝’을 밟은 뒤 그해 9월, 10월 두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0.75%)이라 불리는 대폭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에도 세 차례 0.5% 인상하는 등 10회 연속 금리를 올리다 이번에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상을 중지했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멈춘 배경으로는 물가 상승 압박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된 것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이 가팔랐지만 최근엔 상승률이 둔화했고, 반면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말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이 지난 9월에는 4.3%에 머물렀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유럽중앙은행이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중동에서 분쟁이 확산될 가능성을 놓고 유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분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어떤 형태의 갈등이든 조심스럽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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