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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다리에 이름 적는 가자지구 부모들…“공포와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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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부모들이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적고 있다. 팔레스타인 매체 팔레스타인크로니클 누리집 갈무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부모들이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적고 있다. 팔레스타인 매체 팔레스타인크로니클 누리집 갈무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부모들이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적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각) 시엔엔(CNN)은 가자지구의 일부 부모들이 공습으로 자녀가 실종되거나 사망할 경우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적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이 보도한 영상에서 가자지구 중심부 데이르알발라흐의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 영안실 바닥에 놓인 들것에는 유아 한명과 어린이 3명의 주검이 뉘어 있었다. 이 아이들의 종아리에는 아랍어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종아리에 미리 이름을 적은 것이다. 이 아이들의 부모도 사망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 응급실 책임자인 압둘 라흐만 알 마스리 박사는 시엔엔에 “부모가 다리와 배에 자녀의 이름을 쓴 사례가 몇건 있었다”며 “이는 아이들이 언제든지 표적이 돼 다치거나 숨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을 떠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로 피신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엔엔은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부모들이 자녀들의 다리에 이름을 적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엔엔은 가자지구의 부모들이 느끼는 공포와 절망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보복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들은 밀려드는 사상자로 혼란을 겪고 있다.

병상이 부족해 어린이를 포함한 부상자들이 복도에 임시 침대와 매트리스를 깔고 누웠다. 영안실도 포화상태에 있다.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 영안실 관계자는 시엔엔에 “많은 아이가 두개골이 골절된 채 병원에 도착했다”며 “(훼손 상태가 심해) 신원 확인이 어려웠지만 (몸에 적힌) 이름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22일 기준 가자지구 사망자는 4651명, 부상자는 1만4245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2일 하루에만 어린이 117명을 포함해 265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 14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아이들이 껴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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