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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주니어 “대선 무소속 출마”…바이든도, 트럼프도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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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9일 필라델피아에서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준비해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9일 필라델피아에서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준비해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그가 완주한다면 내년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9일 필라델피아에서 한 연설에서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민주당원인 케네디 주니어는 올해 4월 재선을 준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였다.

케네디 주니어가 돌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민주·공화 양당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가 민주당 당내 경선에 나서 도전을 마치는 것과 무소속으로 본선까지 나오는 것은 것은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양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경우가 많은 미국 대선에서 ‘제3 후보’의 존재는 권력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양당 후보가 강력하고 인기가 많은 편이면 제3 후보는 미풍에 그치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정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이번 대선 결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 역시 이전 대선에 견주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은 가문의 명성 등에 힘입어 미미하지 않다. 5일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의 가상 3자 대결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992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억만장자 제3 후보 로스 페로는 19% 가까이 득표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페로 이후 가장 위력적인 제3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선을 1년여 앞에 둔 양당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상황인 셈이다.

핵심 관심사는 누구 표를 더 빼앗아갈지이다. 현재로선 이게 분명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원이라 ‘상식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지난해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출마에 반대한다는 민주당원들 비율은 꾸준히 절반을 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되면 그의 표도 상당히 잠식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환경 전문 변호사로 명성을 쌓은 케네디 주니어가 코로나19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백신 음모론’ 확산에 앞장서는 등 보수적이고 괴짜다운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후원자나 지지자들 가운데 보수주의자들도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 전력이 있다. 이런 유사성을 의식한듯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케네디 주니어의 무소속 출마를 환영하는 성명에서 그를 “단지 또 하나의 급진적이고 극좌적인 민주당원”이라고 규정했다.

폴리티코는 지금까지 케네디 주니어는 지지층의 절반씩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쪽에서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앞으로 선거운동을 통해 어느 쪽 지지층을 더 흡수할지가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상당수 여론조사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두 전현직 대통령의 차이는 2%포인트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 문건 무단 반출 혐의와 관련해 로버트 허 특별검사한테 8~9일 자발적으로 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퇴임 후 사무실로 쓴 공간과 사저에서 기밀 문서가 발견돼 조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량의 기밀 문건을 무단 반출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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