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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휴전안’ 다시 보는 이스라엘, 이번에도 빈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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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공동묘지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 등으로 숨진 주검을 수습한 뒤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만명 넘는 희생자를 낸 가자전쟁의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공동묘지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 등으로 숨진 주검을 수습한 뒤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만명 넘는 희생자를 낸 가자전쟁의 수습 방안을 제시한 이집트 정부의 ‘3단계 휴전안’에 대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확대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휴전을 위한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이스라엘 전시 내각 관계자 말을 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전쟁을 끝내자는 이집트의 ‘3단계 휴전’ 제안을 더 많은 (전시 내각) 장관들에게 전달했다”며 “이날 밤 전시 내각에서 의결권을 가진 구성원 14명을 상대로 인질 석방 문제와 지금까지 전쟁 경과 등 여러 사안에 대한 확대 브리핑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이집트가 최근 3단계로 구성된 새 휴전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1단계에선 2주간 휴전을 통해 하마스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을 맞교환하고, 2단계에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서안지구)와 하마스(가자지구)가 통합 과도정부를 수립한다. 마지막 3단계에선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군한 뒤 통합 과도정부와 포괄적 휴전 협정을 맺는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하루 전인 25일 이 안이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한차례 회의를 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전시 내각의 일원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아직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논의를 해볼 여지가 있다고 보고 확대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전쟁 종식을 위한 ‘큰 그림’을 진지하게 검토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란 반응이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도 전쟁에 투입되는 막대한 인적·물적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재무부는 이날 내년 2월까지 전쟁을 지속하는 데 18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 전망했다. 경제활동에 종사해야 할 예비군 30만여명이 동원됐다는 점도 큰 부담거리다.

하지만 두번째 회의에서도 휴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미 있는 방침 전환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3단계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합 과도정부를 구성한 뒤 이스라엘이 이들과 종전 협상에 임한다는 대목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통합 과도정부에 하마스가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하마스 궤멸’이란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와 어긋난다. 하마스가 볼 때도 15년 넘게 적대해온 서안지구의 파타흐당과 통합 과도정부를 구성할 이유가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소속된 리쿠르당의 한 중진 의원은 신문에 “1단계에 대해선 기꺼이 대화나 협상을 할 수 있지만, 하마스가 어떤 합의에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권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와 군 최고위층이 ‘휴전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협상의 큰 걸림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탄 당일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전쟁 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26일 “테러 조직을 완전 해체하는 데 마법 같은 해결책이나 지름길은 없다”며 “전쟁이 몇달 더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의회 연설에서 현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서안지구,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이란, 예멘 등 일곱 방면에서 공격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여섯 방면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가자전쟁이 확전 조짐을 보이자 이스라엘이 중동 전역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암시하는 ‘다중 전선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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