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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 로켓 쏘는 ‘로봇염소’…발사는 사람이 정하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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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 로켓포를 장착한 로봇염소가 미 해병대 전술 훈련에 등장했다. 미 해병대 제공 4족보행로봇, 이른바 로봇개를 군사용 로봇, 특히 킬러로봇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대전차 로켓포를 장착한 로봇염소가 미 해병대 전술 훈련에 등장했다. 미 해병대 제공

4족보행로봇, 이른바 로봇개를 군사용 로봇, 특히 킬러로봇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무기박람회, 미 육군협회 연례총회 등에서 일회용 대전차로켓 ‘RPG-26’, 기관단총, 소총을 탑재한 로봇개들이 잇따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엔 미 해병대가 로봇염소에 대전차 로켓포를 장착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4족보행로봇은 이족보행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달리 이동 중에도 몸의 균형을 잡기가 수월한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머리나 등 부위에 카메라, 센서, 로봇팔 등 다양한 장치를 쉽게 추가할 수 있어 쓰임새가 폭넓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해병대는 지난 9월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자동화 무기를 이용한 전술 훈련의 하나로 로봇염소라는 별칭의 4족보행 로봇 등에 로켓추진 유탄 발사기 ‘M72 로(LAW)’를 장착해 발사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모래주머니벽을 둘러친 작은 참호 안에 있는 로봇염소 등에서 M72가 발사되는 장면이 나온다.

훈련에 사용된 로봇염소는 중국 유니트리의 로봇개 ‘고원’이다. 동영상 갈무리

테스트일 뿐 전투 투입 위한 연습은 아니라지만

실험에 쓰인 로봇은 중국 유니트리가 만든 고원(Go1)으로 아마존 같은 온라인 쇼핑을 통해 일반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보통은 로봇개로 불리고 있지만, 해병대는 이 로봇에 ‘로봇염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M72 로’는 1963년부터 미군에서 운용돼온 개인 휴대용 대전차 화기다. 무게가 2.5kg으로 가볍고 사용법이 간단하며 한 번 발사한 뒤엔 폐기하는 일회용 무기다. 안전핀을 제거한 뒤 어깨에 올리고 발사 버튼을 누르면 된다. 최대 사거리는 약 1km이지만, 유효 사거리는 200m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무기를 사용하려면 적에게 노출될 위험을 감수하고 건물이나 벙커, 장갑차 등 표적에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러나 로봇에 M72 로를 장착해 쏘면 접근 발사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전술 훈련 및 훈련 통제 담당 장교인 아론 사파디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병대원이 직접 무기를 조작하는 대신 원격 조종 장치를 탑재해 모든 작업을 원격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기를 장착한 로봇만 앞으로 전진하고 해병대원은 엄폐물 뒤에서 안전하게 원격으로 발사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켓포를 발사한 뒤엔 로봇을 제자리로 복귀시킨 뒤, 등에 탑재한 원격조종장치 상자를 열어 사용한 발사기를 버리고 새 발사기를 넣는다. 해병대원은 비디오 게임에서 쓰는 것과 같은 컨트롤러로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방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해병대는 이번 실험은 어디까지나 테스트용이지 전투에 투입하기 위한 연습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로봇개를 전투용으로 쓰는 것에 대해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렌 파리크 대표는 “(인공지능 무기와 달리) 로봇개가 스스로 소총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로봇은 이동하는 거치대일 뿐이며 발사 여부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변호한다.

그러나 살상용으로 쓰는 것 자체가 애초 로봇 개발 윤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오남용될 소지도 있어 킬러로봇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제시한 ‘로봇 3원칙’의 첫번째 항목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해 있는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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