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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 장수 노인 혈관엔 ‘특별한 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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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과학자들이 100살 이상 장수 노인의 혈액에서 몇가지 특징을 찾아냈다. 픽사베이 체중의 7~8%를 차지하는 혈액은 몸 구석구석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몸에서 발생한 노폐...

스웨덴 과학자들이 100살 이상 장수 노인의 혈액에서 몇가지 특징을 찾아냈다. 픽사베이

체중의 7~8%를 차지하는 혈액은 몸 구석구석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몸에서 발생한 노폐물을 회수하는 배달부 겸 청소부다. 몸무게 70kg의 성인 남성 몸 안에는 약 5ℓ의 혈액이 총 6000km에 이르는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닌다.

따라서 혈액 안에 무엇이 얼마만큼 들어있는지를 알면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가 기본 항목으로 들어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혈액을 통해 100살 장수의 비밀을 엿볼 수 있을까?

인간의 수명 증가와 함께 100살 노인도 이제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100살 이상 노인 인구는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구집단이다. 1970년대 이후 1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유엔 인구 통계에 따르면 100살 이상 인구는 1950년 약 3만4천명에서 2021년 57만3천명으로 17배 늘어났다. 2000년 15만1천명과 비교하면 20년 사이에 거의 4배가 증가했다.

100번째 생일을 맞은 사람들은 60대 이후부터 포도당, 크레아티닌, 요산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픽사베이

총콜레스테롤과 철분 수치는 높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진이 1893~1920년에 태어난 스웨덴 노인 4만4500여명의 혈액을 추적 검사한 결과, 100살 이상 노인은 60대부터 혈중 포도당, 크레아티닌, 요산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85년부터 1996년 사이에 이들의 혈액을 채취한 뒤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약 2.7%인 1224명이 100살까지 생존했다. 100살 이상 노인의 대부분(85%)은 여성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혈액 검사에서 나온 지표 가운데 총콜레스테롤과 포도당, 요산, 간 효소, 크레아티닌, 알부민, 철분 등 신진대사 및 염증, 간, 신장 기능과 관련한 12가지 물질의 수치를 비교 분석했다.

총콜레스테롤과 포도당 수치는 대사 상태 및 기능과 관련한 지표,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인 요산은 염증 지표다. 또 알부민을 비롯해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at),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at), 감마-글루타밀 전이효소(GGT), 알칼리성 포스파타제(Alp), 젖산 탈수소효소(LD) 등은 간 기능과 관련된 지표다. 알부민은 영양과 관련한 지표이기도 하다. 근육에서 나오는 노폐물인 크레아티닌은 신장 기능을 알려주는 척도이며, 철분은 빈혈과 관련한 지표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간 효소와 알부민을 제외한 10개 물질이 100살 이상 생존할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총콜레스테롤과 철분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100살 이상 살 가능성이 더 컸다.

포도당, 크레아티닌, 요산 및 간 효소는 수치가 낮을수록 100살 이상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를 이끈 카린 모딕 교수(유행병학)는 ‘더 컨버세이션’ 기고에서 “100번째 생일을 맞은 사람들은 60대 이후부터 포도당, 크레아티닌, 요산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100살 이상이든 미만이든 정상 수치는 벗어나

12개 생체지표의 대부분에서 100살 이상 노인과 100살 미만 노인의 중앙값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100살 이상 노인이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값을 나타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예컨대 100살 이상 노인 중 당화혈색소 수치가 당뇨 진단 기준치인 6.5 이상이거나 크레아티닌 수치가 125μmol/L (1.41mg/dL) 이상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100살 이상이든 100살 미만이든 둘 다 많은 지표에서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 연구진은 “이는 아마도 정상 범위가 젊고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설정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어떤 생활 방식 요인이나 유전자가 100살 생존의 지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답변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영양이나 알코올 섭취 같은 요인이 100살 장수에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은 합리적이며, 나이가 들수록 신장과 간 수치, 포도당과 요산 수치를 추적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일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07/s11357-023-00936-w

Blood biomarker profiles and exceptional longevity: comparison of centenarians and non-centenarians in a 35-year follow-up of the Swedish AMORIS cohort. GeroScience (2023).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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