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스톡옵션 시들…2년 만에 2조원대에서 1조 밑으로

올해 국내 상장사들이 임직원한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규모가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 부진으로 기업의 스톡옵션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부여 대상과 규모가 크게 줄었다.

2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시이오(CEO)스코어 분석을 보면, 올해 국내 상장사의 스톡옵션 부여 규모(23일 기준)는 95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998억원)보다 26% 줄었다. 지난 2021년(2조6779억원)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급감했다. 스톡옵션 부여 규모는 최초 부여 주식 수와 행사가격을 곱한 값으로 계산한 것이다.

상장사 스톡옵션 규모는 2019년 1조669억원에서 2020년 1조425억원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2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웃도는 등 증시가 호황을 누렸고, 코로나19 유행 이후 정보기술 등 비대면 업종의 인력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

시이오스코어는 “최근 2년간 주식시장 부진으로 기업의 스톡옵션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부여 대상과 규모 등이 모두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톡옵션을 부여한 상장사는 2021년 336곳, 2022년 333곳, 2023년 292곳 등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대상자(중복 포함) 역시 2021년 1만6227명, 2022년 1만4314명, 올해 1만474명으로 감소세다.

올해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지난해(844억원)에 이어 올해도 711억원을 부여해 가장 컸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596억원), 카카오(444억원), 커넥트웨이브(307억원), 카나리아바이오(263억원), 하이브(238억원), 루닛(185억원), 크래프톤(172억원) 등의 순이었다. 상위 기업들은 제약·바이오 업체(3곳)와 정보기술 관련 서비스 업체(6곳)들이었다.

게임업체 위메이드는 올해 105억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2021년(1697억원)보다 93.8% 줄었고,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기간 859억원에서 2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부동의 1위였던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스톡옵션 대신 스톡그랜트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부여하고 있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달리 무상으로 회사 주식을 주는 인센티브 방식이고,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은 양도 시점을 제한해 지급하는 주식이다.

올해 가장 많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은 카카오(3539명)였다. 카카오는 2021년 2706명, 지난해 3111명 등 해마다 스톡옵션 부여 대상이 늘고 있다. 이어 노랑풍선(333명), 드림씨아이에스(199명), 와이엠티(194명) 등이 많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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