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875조, 1년 만에 역대 최대…“주담대 급증”

올해 3분기(7~9월) 중 금융권의 주택 관련 가계대출이 대폭 늘어나며 전체 가계신용(가계빚) 잔액이 1년 만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거래 회복세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급증세가 이어진데다, 그동안 주춤했던 가계의 외상 소비까지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 말보다 14조3천억원이 늘어난 1875조6천억원이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9월 말(1871조1천억원)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2분기에 8조2천억원 증가세로 돌아선 뒤 3분기에 증가폭이 더 커졌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금에다 결제 전 카드 사용액 같은 ‘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빚이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전체 가계신용 증가를 주도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석달 사이에 11조7천억원이 늘어난 1759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757조1천억원)의 역대 최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주담대가 3분기에 17조3천억원 더 늘어나 잔액은 1049조1천억원이었다. 이 역시 종전 최대치를 석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710조원)은 5조5천억원 줄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 거래가 2분기 이후 증가하며 가계의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뿐 아니라 은행들의 개별 주담대까지 가세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3분기 가계대출 증감을 기관별로 구분하면, 예금은행 대출 잔액은 904조5천억원으로 10조원 증가한 반면에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잔액 323조7천억원)은 4조8천억원 줄었다. 비은행권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고 있고, 상업용 건물 등 비주택 담보대출이 줄어든 게 비은행권 대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은은 파악했다.

3분기 말 판매신용 잔액은 116조6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조6천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은 지난해 4분기(잔액 117조7천억원) 이후 올해 들어 2분기 말까지 약 3조8천억원 줄어들다가 반등한 것이다. 서 팀장은 “여행 및 여가 수요 증가 등으로 3분기 이후 신용카드 이용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3분기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86조9천억원으로, 1분기(175조6천억원)와 2분기(182조3천원)보다 많았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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