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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막히자…외국인, 주식선물 매도 ‘풍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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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 ‘공매도 개혁’이라고 적힌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손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공매도 한시적 전면 금지(내년 6월말까지) 이후 외국인 투...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 ‘공매도 개혁’이라고 적힌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손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공매도 한시적 전면 금지(내년 6월말까지)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선물을 매도하고 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자,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파생상품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는 일종의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장조성 기능도 제한되면서 선물가격과 일반 현물주식 가격의 괴리도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인 지난 6일을 제외하면 7일부터 20일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선물을 순매도(거래량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금지 첫날인 6일부터 17일까지 21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할 때 위험 회피 수단으로 공매도를 활용해 왔다. 주식선물은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나중에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계약이어서, 이를 활용하면 공매도와 유사하게 가격 변동성에서 오는 투자 위험을 덜 수 있다. 이 때문에 공매도가 금지되자 그 여파로 선물거래가 활발해진 것이다.

최근 삼성증권 보고서를 보면 2020∼2021년 공매도가 금지됐던 기간에 개별주식선물의 거래량이 급증했다. 이 거래량은 2019년 월평균 5140만계약에서 공매도 금지기간에 월평균 8896만계약으로 70% 넘게 증가했고 공매도 금지가 풀린 이후에는 월평균 7510만계약으로 다시 감소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개별주식선물에 대한 숏(매도) 압력이 가중되면 개별주식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저평가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일부 종목은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포스코디엑스(DX)의 경우 21일 현물 종가는 5만5300원이지만 선물(12월) 종가는 5만2천원으로 선물이 현물보다 6% 정도 낮다. 보통 거래비용 등을 고려해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소폭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주식선물 매도가 많아지면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괴리를 막아 주는 시장조성자(MM)의 경우 공매도 금지의 예외이긴 하나, 거래소에서 시장조성자 의무를 면제해주면서 사실상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공매도 금지로 주식선물 매도가 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물과 현물 가격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은 빠져야 할 현물 주가가 빠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공매도 금지로) 빠지지 않고 버티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하락하면 투자자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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