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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집값 폭등, 일부 미필적 방임도…지금 집값엔 과잉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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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서울벤처부동산포럼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벤처부동산포럼 제공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정...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서울벤처부동산포럼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벤처부동산포럼 제공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했습니다. 그 원인으로 세간에서는 ‘고의론’, ‘무능론’, 역부족론’이 거론되는데, 저는 역부족이었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부동산정책을 총괄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는 몇가지 정책 실기와 함께 부동산으로 쏠린 유동성 과잉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전 실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안다즈호텔에서 열린 서울벤처 부동산포럼(회장 정도현)에 참석, ‘부동산 정책과 시장’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이렇게 회고했다.

최근 ‘부동산과 정치’라는 책을 출간한 김 전 실장은 “변명을 한다는 욕을 먹을 것으로 예상했고 출간 이후 ‘내로남불의 전형’, ‘반성이 아닌 항변’, ‘무능과 실력 부족’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면서 “비난을 각오하고 책을 낸 것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를 한번 제대로 짚어보고 우리 사회가 배워야할 교훈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정책은 공급 확대 대 불로소득 환수라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전쟁이 벌어졌고 정책적 합리성보다는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학자들의 공급확대론과 함께 진보진영의 보유세 등 주택 세제 강화론 모두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이번 책의 절반은 세금을 늘려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진보 프레임을 비판했다”면서 “진보에서는 (내가) 더 강하게 세금을 올리지 못했고 임대주택사업 제도 확대로 다주택자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하고 있고, 보수 쪽에서는 규제로 공급을 가로막았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수요와 공급 원칙을 부정하고 규제로 일관했다는 비판에 대해 “보통의 재화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 가격이 내리지만, 부동산은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수요가 더 늘어나는데 반해, 인허가와 건설기간으로 인해 공급은 시차를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을 잡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3기 신도시나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좀더 앞당기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강도 높았던 재건축 규제와 관련해서는 “나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다만 재건축은 집값 상승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정책을 펼 때 복잡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집값 폭등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누적된 공급 부족이 있었던 가운데, 20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한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집값을 밀어 올렸다”면서도 “주택시장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한 것은 (정책당국이) 경기방어에 대한 압박감을 받았고, 일종의 미필적 방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이후 주택문제의 핵심은 ‘주택의 금융화’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대출 총량규제 등은 1년 정도 빨리 도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불과 1년 전 2년 전만 해도 집값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다들 염려했고 정책 대결을 넘어서 일종의 프레임 전쟁을 벌였다. 그런데 금리가 치솟으면서 강제휴전을 했고 부동산 시장의 주인공은 금리가 됐다. 당시에는 과잉논쟁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과잉침묵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할 일과 시장이 할 영역이 있고 시장에서는 규범이 작동해야 하는데,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면서 모든 걸 끌고갈 생각을 해선 안된다”면서 “저의 반성과 문제 의식을 기폭제로 삼아 부동산 정책 논쟁이 더 활발하게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벤처부동산포럼에는 정도현 포럼 회장,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한중석 변호사, 배기주 호서대 교수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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