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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으로 심장 쫄깃해지는 중드 ‘침묵적 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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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티브이 제공 이 칼럼을 오래 쓰다 보면 숨은 보석을 찾아낸 것 같은 뿌듯함이 들 때가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이돌이나 조연 배우를 발견한 것처럼, 한국에선 덜 유명하지만 ...

중화티브이 제공

이 칼럼을 오래 쓰다 보면 숨은 보석을 찾아낸 것 같은 뿌듯함이 들 때가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이돌이나 조연 배우를 발견한 것처럼, 한국에선 덜 유명하지만 글 잘 쓰는 외국 작가나 연출 잘하는 감독의 팬이 되기도 한다. 중국의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 쯔진천이 대표적이다. 그가 집필한 3대 추리소설은 모두 드라마로 만들어져 호평받았다. 이 칼럼에서도 소개한 적 있는 ‘나쁜 아이들: 은비적각락’은 중국 드라마에 대한 선입견을 모조리 날려줬다. 그의 또 다른 화제작 ‘침묵적진상’도 그렇다. 이번에는 쯔진천이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이치이’에서 2020년 공개했고, 우리나라에서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쯔진천의 작품은 항상 첫 장면이 충격적이다. 중국의 어느 도시,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한 남자. 그는 차량 정체가 심해지자 택시에서 내려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고 지하철역으로 간다. 중국에선 지하철을 타려면 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남자는 검사를 거부한다. 경찰이 제지하려는 순간 남자는 가방에 폭탄이 들어 있다고 소리치며 모두를 위협한다. 가방 안에 들어 있던 것은 폭탄이 아닌 한 남자의 주검!

가방을 끌고 가던 남자는 유명한 형사 전문 변호사 장차오다. 승소율 100%에 가까운 그가 유일하게 패소한 사건이 죽은 남자와 관련 있다. 장차오는 순순히 살인을 자백했지만, 법정에 서자 돌연 모든 진술을 부정한다. 완벽한 알리바이까지 제시한다. 그렇다면 대체 남자는 누가 죽였단 말인가?

장차오는 24일 안에 모든 진실이 드러날 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그 순간 아홉 조각으로 잘린 사진 중 한 조각이 언론사에 배달된다. 범인은 3일마다 한 조각씩 배달할 것이고 모두 신문 1면에 실어달라고 요구한다. 거부하면 시내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질 것이라고. 여덟 조각이 남았으니 이제 정확히 24일 남았다.

진실을 추적하다 보면, 결국 중국 사회의 어두운 측면들과 마주하게 된다. 불평등과 빈부 격차, 부패한 권력과 통제 불능의 자본, 그 앞에서 무력한 보통 사람들. 하지만 주인공들은 이 싸움을 피할 생각이 없다.

촘촘한 구성의 필력도 좋고 섬세한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연출력도 뛰어나다. 사소한 습관이나 표정들도 더 큰 반전을 위한 복선이다. 총 12편의 에피소드에서 10번쯤 엄청난 반전이 있다.

이런 뛰어난 작품을 내가 남들보다 먼저 알았다고 잠시 행복했지만,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우리나라 방송사가 판권을 샀고 곧 제작에 들어간다고 한다. 깊은 숲에서 산삼을 찾아 “심봤다”를 외쳤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의 인삼밭에 서 있는 느낌이다. 인생도처유상수. 역시 세상에는 좋은 콘텐츠를 알아보는 고수들이 많은 법이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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