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스텔라 우주 비행사가 되다
제임스 폴리 지음, 신수진 옮김 l 비룡소 l 1만6800원
인간은 세상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거절을 당할까. 키가 작아서, 나이가 많아서, 너무 어려서, 여자라서, 얼굴색이 달라서, 가난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과 환경으로 인해 무언가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해본 경험을 모두 하나씩 갖고 있을 것이다. 특히 어른들의 과잉보호 아래 “안 돼”라는 이야기를 밥 먹듯이 듣는 어린이들은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좌절을 겪는다. 그런데 ‘안 된다’고 한 그거, 정말 안 되는 걸까.
스텔라는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아주 작은’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스텔라가 코끼리라는 것.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어 찾아간 항공우주국에서 스텔라는 자신의 몸집을 보고 놀라 커피를 내뿜는 직원과 마주한다. 항공우주국 직원은 코끼리에 맞는 우주복이 없다며 돌려보내지만, 스텔라는 직접 코끼리용 우주복을 만들어 다시 항공우주국을 찾아간다. 그러자 이번엔 코끼리를 훈련시킬 사람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스텔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직접 선생님들을 찾아가 훈련을 받는다.
이후에도 스텔라의 도전은 계속된다. 코끼리가 들어갈 수 있는 로켓이 없다고 하면 직접 로켓을 만들고 함께 비행할 동료가 없다고 하면 동료를 꾸려온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텔라는 깨닫는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서 더는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이미 스텔라는 스스로 우주를 비행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니까.
스텔라의 투지는 매너리즘에 빠져든 어른들의 얼굴을 빨개지게 만든다. 일거리가 늘어난다는 이유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때로는 귀찮다는 이유로 터무니없이 많은 것들을 거절하고 포기해온 자신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어른들의 모습은 업무용 컴퓨터로 카드 게임이나 하면서 스텔라를 문전박대하는 항공우주국 직원의 모습으로 투영된다.
하지만 다행히 아이들 곁에는 거듭된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꿈을 이루고야 마는 스텔라가 있다. 스텔라가 직접 설립한 ‘누구든 환영하는’ 항공우주연구소 벽면에는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동물 우주 비행사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아이들은 이것을 보며 계속 꿈꿀 것이다. 어떤 거절을 마주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코끼리 스텔라 우주 비행사가 되다’는 2022년 호주 어린이 도서 협회 명예상을 받았다. 초등 1~2년.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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