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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군백기에도 뻗어나간 K팝…‘K 없는 K팝’까지 등장

Summary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2023년은 케이(K)팝이 세계로 더욱 뻗어나간 한해였다. 케이팝의 맹주 방탄소년단(BTS)이 ‘군백기’(군 공백기)에 들어갔어도 후배 그룹들이 ...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2023년은 케이(K)팝이 세계로 더욱 뻗어나간 한해였다. 케이팝의 맹주 방탄소년단(BTS)이 ‘군백기’(군 공백기)에 들어갔어도 후배 그룹들이 탄탄하게 뒤를 받치며 케이팝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으론 케이팝 위기론이 제기되면서 케이팝 범주 확장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2024년에는 케이팝이 더욱 역동적으로 변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K팝 역대 최고 판매량…글로벌 다각화

국내외 음악 플랫폼 데이터를 정식으로 공급받는 써클차트를 보면, 실물 음반 판매량 1~400위 합산 기준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1억1600만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음반 판매량(약 8천만장)의 144%로, 12월 판매량을 빼고도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이다.

국외 음반 판매량의 급증도 눈에 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를 보면, 올해 1~11월 음반 수출액은 2억7024만6000달러(약 3500억원)로 집계됐다. 12월 수출액을 빼고도 이미 지난해 수출액을 넘겨 연간 신기록을 썼다. 나라별로 보면,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 수출액이 줄어들어 우려를 샀다. 다만 기존에 판매량이 적었던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 등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글로벌 시장이 좀 더 다각화하는 모양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케이팝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 시장이 빠지는 것이 마냥 좋은 신호는 아니지만, 개별 국가보다 얼마나 큰 시장에서 판매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판매량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제공

BTS 군백기…뒤잇는 보이그룹들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새 역사를 쓴 그룹 방탄소년단이 마침내 군백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2월 맏형 진을 시작으로 올해 4월 제이홉, 9월 슈가, 이달 알엠(RM)·뷔·지민·정국까지 멤버 7명 전원이 병역 의무 이행에 들어갔다. 이들은 오는 2025년 완전체 복귀를 예고했다.

이제 방탄소년단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가 관심사다.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보이그룹 가운데 스트레이 키즈가 눈에 띈다. 이들은 최근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네번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에서 네번 이상 1위를 기록한 케이팝 그룹은 방탄소년단(6번) 이후 처음이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소속사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도 ‘넥스트 비티에스(BTS)’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빌보드 200’ 첫 1위도 달성했다. 에이티즈는 하이브, 에스엠(SM), 와이지(YG), 제이와이피(JYP) 등 4대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기획사 그룹으론 처음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면서 희망을 쐈다.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걸그룹 전성시대…대세로 떠오른 뉴진스

올해 국내 케이팝 시장에선 걸그룹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여자)아이들 등 이른바 ‘4세대 걸그룹’들이 국내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특히 뉴진스는 신드롬이라 할 만큼 열풍을 일으켰다. ‘디토’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 100’ 차트에서 역대 최장기간 1위를 차지했고, 뉴진스는 국내 주요 음악상을 휩쓸었다.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는가 하면,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뉴진스에 앞서 글로벌 스타로 맹활약한 블랙핑크는 월드투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와이지와의 첫번째 계약 기간을 마쳤다. 재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결국 와이지와 그룹 활동 재계약을 맺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다만 제니는 개인 활동을 위한 소속사를 별도로 만드는 등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 어트랙트 제공

SM·피프티 피프티 사태…진흙탕 싸움도

마냥 좋은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잡음과 진흙탕 싸움으로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올해 초 불거진 에스엠 인수전이다. 에스엠 경영진이 설립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물러나게 하고 카카오와 손을 잡으려 하자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싸움이 된 인수전은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카카오의 주식 시세 조종 의혹이 불거져 현재 검찰 수사 중이다.

‘큐피트’의 글로벌 히트로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린 피프티 피프티는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속계약 분쟁을 일으키며 놀라움을 안겼다. 멤버들은 정산 문제 등을 언급하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여론도 싸늘하게 돌아섰다. 멤버 중 키나만 소속사로 복귀해 혼자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너무 일찍 갈랐다는 안타까움은 지우기 어렵다. 이를 계기로 가요계에선 ‘탬퍼링’(전속계약 기간 중 멤버 빼가기) 문제가 공론화되기도 했다.

그룹 비춰.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위기론에 ‘K 없는 K팝’까지 등장

방탄소년단으로 케이팝 열풍을 선도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케이팝 위기론’을 제기했다. “케이팝 팬은 강렬한 몰입도와 집중적인 소비를 보이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는 확장성의 한계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케이팝에서 케이를 떼고 더 넓은 시장에서 더 넓은 소비자층을 만나는 것”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그 하나가 글로벌 오디션을 통한 다국적 케이팝 그룹의 출범이다. 하이브는 한국인이 1명뿐인 걸그룹 캣츠아이를 출범시켰고, 제이와이피도 전원 외국인으로 구성된 걸그룹 비춰를 선보였다.

처음부터 미국에서 시작하는 케이팝 회사까지 등장했다. 한세민 전 에스엠 대표 등이 만든 타이탄 콘텐츠다. 이 회사는 2028년까지 다국적 보이그룹 2팀, 걸그룹 2팀, 남녀 솔로 각각 1명씩 데뷔시키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도 한국인 없는 케이팝 그룹 블랙스완처럼 색다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현재 케이팝의 경계와 정의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케이팝에 대한 범주 역시 넓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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